정확히 7시간 반 뒤에 차를 탄다. 전주에 가서 못 볼 꼴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이곳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보고 싶다. 작년에 혼자 해남에 갔을 때도, 같은 생각을 하고 떠났던 기억이 난다. 그곳에는 서울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 있겠지. 서울에서는 맡을 수 없는 냄새가 있겠지. 밤에 절 앞에서 목탁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가만히 앉아있었더니, 스님은 인기척을 느끼셨는지 조용히 일어나 문을 닫으셨다. 여기에서 볼 수 없는 무언가를 보려는 강박은 그곳에 이미 있는 것도 못보게 한다. 사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미황사의 일박은 그래서 초라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지금, '여기' 없는 것이 '거기' 있다고 기대한다. 없는 것을 알면서도 기대하고 있다니. 슬프지만 재미있는 일이다. 그래서 살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2009/05/02 23:36
- 무한자와 대면
- wheee.egloos.com/2338188
- 2 comments
정확히 7시간 반 뒤에 차를 탄다. 전주에 가서 못 볼 꼴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이곳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보고 싶다. 작년에 혼자 해남에 갔을 때도, 같은 생각을 하고 떠났던 기억이 난다. 그곳에는 서울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 있겠지. 서울에서는 맡을 수 없는 냄새가 있겠지. 밤에 절 앞에서 목탁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가만히 앉아있었더니, 스님은 인기척을 느끼셨는지 조용히 일어나 문을 닫으셨다. 여기에서 볼 수 없는 무언가를 보려는 강박은 그곳에 이미 있는 것도 못보게 한다. 사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미황사의 일박은 그래서 초라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지금, '여기' 없는 것이 '거기' 있다고 기대한다. 없는 것을 알면서도 기대하고 있다니. 슬프지만 재미있는 일이다. 그래서 살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덧글
macrostar 2009/05/03 00:48 # 답글
잘다녀오셈~ ^^wheee 2009/05/07 11:38 #
희희ㅡ 재밌었음!!